“보편적 급식, 경남만의 일인가요?” 대구 아재는 웁니다ㅠ

입력 2015-04-02 16:30 수정 2015-04-02 16:34
자료=전국 시도교육청

홍준표 경남지사의 “욕 먹는 리더쉽”이 정말로 ‘욕’을 먹고 있습니다.

홍 지사가 도내 전면적 보편적 급식(무상급식)을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이후 상당수 여론이 돌아섰기 때문이죠. 심지어 새누리당 역시 거리두기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중앙당에서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인데 홍 지사가 당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의견입니다.

그런 와중에 대구 아재(형님)의 호소가 눈에 띕니다.
“경남만의 일인가요? 대구는 아예 처음부터 유상 급식이고 바뀔 기미도 없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글인데요. 오후 3시 50분 현재 추천만 202개, 비공감 2개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대구는 무상급식의 도입 속도가 늦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우동기 대구시 교육감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내걸었지만, 예산에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 시와 교육청이 재정난을 내세우며 예산 확보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죠.

댓글들을 볼까요?

“대구 살고 있는 30대 중반 외벌이 가장입니다. 너무 힘듭니다. 첫째가 초등학교 입학했는데, 돈이 장난 아닙니다. 대출 이자에 아이 교육비, 급식비… 하, 한숨만 나오네요. 그냥 밥만 먹고 삽니다”

“대구는 창조경제의 도시입니다. 임금 수준은 7~8년 전이지만, 아파트 값은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다른 댓글들은 차마 기사에 담을 수가 없네요.

유독, 경상남도만 보편적 급식 논란의 타겟이 되고 있습니다. 홍 지사의 ‘해외 골프’가 한 몫 단단히 했죠. 하지만 다른 시·도의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해 전국 시도교육청 보편적 급식 현황 자료를 첨부합니다. 경남의 무상급식 재원이 전국 3등이었습니다. 경남 학생의 반이 보편적 급식을 먹을 때, 대구는 10명 중 4명, 울산은 10명 중 3명이 보편적 급식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경남보다 못했죠.

쉽게 풀릴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해 보편적 급식 예산은 2조6000억원이었습니다.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은 3조8000억원에 이르렀구요.
전북과 광주 등 일부 지자체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이미 바닥났습니다. 전북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의 다음 달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광주시교육청 역시 광주시에서 60억원을 빌려 간신히 이번 달 보육료를 지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돈은 서민이 내고 생색은 정치인이 낸다. 생색내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 무상급식 반대론자의 논리는 이겁니다. 반대입장도 생색내기는 하지만요.
서민이 무상급식을 원한다면 어떻습니까? 대화로 갈등을 푸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