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그랬지] “얘들아 개 팔았단다” 옛날 경찰서장의 위엄

입력 2015-04-02 15:13
사진=인터넷 캡처

경찰 서장이 초등학생의 얘기를 직접 들어주던…

네티즌들 사이에서 “옛날 경찰서장의 위엄”이라는 캡처 사진 하나가 화제입니다. 합천경찰서장이 초등학생의 민원에 직접 댓글까지 달아주며 해결하던 모습인데요.

2001년 합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서장과의 대화’ 코너가 있었습니다. 한창 공공기관에 ‘인터넷 붐’이 일 때였죠.

경남 합천초등학교 6학년 1반에 재학 중이던 강모양이 “서장님 제발 부탁입니다. 해결해주십시오”라는 글을 게시판에 올립니다. 그 글인 즉 “매일매일 등교·하교하는 길 양쪽에 개를 묶어 놓아서 사람들 지나갈 때마다 큰 개가 짖어서 무서움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가야 됩니다”는 초등학생의 귀여운 하소연입니다.

꼭 필요한 민원이네요. 강양은 “한번은 7살 짜리 어린이가 큰 개가 있는 쪽으로 지나가는데 개가 크게 짖으니까 놀라서 도로쪽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차가 와서 어린이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습니다”라며 “저는 매일매일 등하교때 너무 무섭습니다. 제발 그 개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강조합니다.

경찰 서장의 답글은 4일 만에 달렸습니다. “저희 경찰서에서 읍내파출소장에게 지시해 현지 확인했습니다”며 “개 주인과 상의해 어제 개를 개장사에게 팔아 어린이들이 즐겁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조치했어요”라며 친절히 답글을 달아줬습니다.

물론 개장사에게 팔린 개의 입장에서는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당시 초등학생의 작은 의견도 경찰 서장이 직접 들어주는 모습은 정말 훈훈하네요.

이런 귀여운 의견만 올라오지는 않겠죠? 합천경찰서 홈페이지에서 ‘서장과의 대화’ 게시판은 사라지고 그 역할을 ‘자유게시판’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14년 전, 인터넷은 참 훈훈한 공간이었네요. 네티즌들은 이 사진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달랬습니다. “훈훈하네요” “이틀만에 민원을 해결해주다니 경찰 서장 대단합니다” “저때는 천하태평 시절이었네요” 등 훈훈한 반응이 달렸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