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MT서 주먹질… 담당 교수는 취해있었다

입력 2015-04-02 11:30 수정 2015-04-03 15:01

대구의 한 대학교 MT에서 신입생이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교수는 취해 있었다.

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 “학교 엠티…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습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동생이 마구잡이로 맞았다면서 분노했다.

글쓴이가 밝힌 사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일 자정 즈음 MT간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타과에 놀러가면 안된다는 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맞았다는 것이다.
학과 임원은 동생이 반말을 하고 대들어 맞은 것 뿐이라면서 그냥 넘어자자고 회유했다고 한다.

얼마후 다시 동생에게 없던일로 하자며 전화가 왔다. 깜짝 놀란 글쓴이는 무슨 일인가 싶어 부모와 함께 MT장소인 경주로 내려갔다.
그런데 경주에 도착해보니 담당 교수는 취해 있었고 자신과 이야기 하자며 사건의 확대를 막았다고 한다.

이후 학회장·가해자 등과 직접 이야기 해보니 처음 이야기와는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동생은 따귀 한대만 맞은 것이 아니었다 머리채를 잡혀 쓰러진 뒤 무자비하게 폭행했다는 것. 그리고 교칙을 어겼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동생은 다른 학과 방에 간 것이 아니라 가려다 돌아왔다.

또 폭행 사건이 가족에게 알리자 학과 임원들은 계속해서 동생을 회유하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끝으로 “MT장소까지 찾아갔는데 제대로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어린 학생들이 벌써부터 속이고 숨기려 한다”며 씁쓸해했다.

한편 학교측은 "폭행당했다는 학생이 다른 학과 여학생들이 있는 방으로 가려다 문제가 발생했다" 면서 "때린 사람은 선배가 아니라 한 살 많은 동급생"이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