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원희룡 지사 부인 전문의 채용 논란

입력 2015-04-01 19:11

제주도교육청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부인인 강윤형씨를 학생건강증진센터 전문의로 채용했다.

제주도교육청은 학생건강증진센터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2명을 채용했다고 1일 밝혔다.

선발된 2명은 원 지사의 부인인 강윤형씨와 세월호 관련 단원고 학생들 상담 이력을 지닌 양수진씨다.

이들은 학생건강증진 교육, 위기학생·학부모, 상담지원, 학생 정신건강 관계자 교육 및 사례관리 자문 등을 맡는다.

도교육청은 1차 채용공고 원서접수(2015. 2. 16∼2. 24)를 통해 1명을 채용하고, 나머지 1명은 2차(2015. 3. 3∼3. 9)와 3차(2015. 3. 11∼3. 20)공모에 나섰지만 응시인원이 없어 난감해하다 4차 공모에서 강씨에게 특별히 부탁해 채용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연봉으로 약 1억2000여만 원을 제시했지만 강 씨가 고액연봉을 고사해 약 월600만원(9개월 계약) 정도의 연봉만 받기로 합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도교육청은 현직 도지사의 부인인 강씨의 이번 채용 논란에 대해 서울대 출신에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전국적으로 실력이 검증된 소아 정신과 전문의가 적어 희망자가 없었기 때문에 강씨에게 수차례 요청한 끝에 허락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주지역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전국적으로도 가장 안 좋은 수준”이라고 전제 한 후 “제주를 잘 알뿐만 아니라 실력이 뛰어나고 교육청과 소통이 잘 되고, 학생 건강을 위한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도교육청이 당연히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위치가 아닌 전문성을 고려해 채용했음을 밝히면서 제주에 꼭 필요한 정신과 전문의를 채용했다”고 말했다.

또 “당초 강씨가 재능기부를 제안했으나 무보수 근무는 선거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결국 월급을 받는 형식으로 일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강씨는 도교육청에 응할 생각이 없었으나 다른 적임자가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거부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받아들였다”며 “다른 적임자를 교육청이 물색하게 되면 언제든지 그만두기로 이미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