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활동으로 제주4·사건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린 재일동포 작가와 인도네시아 평화·인권운동가가 제주4·3평화상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4·3평화재단은 1일 제주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1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평화상 수상자는 재일동포 작가 김석범(89)씨, 특별상은 평화·인권운동가인 무하마드 이맘 아지즈 인도네시아 나들라툴 울라마(NU) 전국이사회 의장 등 2명이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만 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만 달러가 각각 수여됐다. 상패는 글꼴 안상수체를 개발한 디자인 전문가 안상수 홍익대 교수가 제주산 팽나무로 특별 제작했다.
김씨는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고향땅 제주에 돌아와서 이런 상을 받게 돼 대단히 영예롭고 기쁘다”며 “반세기 넘는 오랜 고난의 역사가 있었고, 아직도 4·3의 완전한 해방까지는 멀었지만 이런 상이 제정된 것부터가 4·3이 차차 보편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맘 아지즈씨는 “4·3처럼 인도네시아에서도 1965∼1966년 군부와 이슬람단체 등에 의해 많은 사람이 학살됐다. 수상의 영광을 인도네시아 참극의 희생자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석범씨는 1957년 최초의 4·3 소설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한 데 이어 1976년부터 20여년간 일본 문예춘추사 ‘문학계’에 대하소설 화산도를 연재해 4·3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일본에서 4·3 진상 규명과 평화 인권 운동에 젊음을 바친 공을 높이 평가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이 같은 창작 활동으로 일본 아사히신문의 오사라기지로상(1984년)과 마이니치 예술상(1998년)을 수상했다.
그는 1987년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도쿄’와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오사카’ 결성을 주도해 실질적인 4·3 진상 규명 운동에 참가했으며, 4·3 사건 당시 수백 명이 몰살당한 현 제주국제공항 내 유해 발굴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4·3평화상 수상... 재일동포 작가·인니 평화운동가
입력 2015-04-01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