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월호 인양 결정] 인양 진행 어떻게… 1년간 1200억원 소요 추정

입력 2015-04-01 21:09
세월호 인양은 사실상 결정됐지만 과정은 첩첩산중이다. 선체가 완전히 물에 잠겨 무게가 1만t에 육박하고, 선체가 놓인 맹골수도는 조류도 빨라 인양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세월호 주변여건과 비슷한 상황에서 선체를 인양한 사례가 없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선박·해양과학·잠수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세월호 선체처리 관련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선체 인양 가능 여부를 조사해왔다. 해저탐사 결과 세월호 침몰 지역 지형이 평탄하고 암석이 거의 없는 등 인양에 큰 무리가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TF가 유력 검토 중인 인양방안은 해상 크레인과 선박건조용 구조물인 ‘플로팅독(Floating Dock)’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플로팅독은 ‘U’자 모형으로 구조물로, 안에 물을 채우면 가라앉고 물을 빼면 떠오른다. 세월호 선체를 해상 크레인에 연결해 바닥에서 띄운 뒤 선체 아래에 플로팅독을 넣고, 이후 플로팅독에 있는 물을 빼 부력으로 선체를 인양하는 식이다.

TF는 우선 해수면 20m쯤 위치한 세월호 우현 표면에 구멍을 뚫어 100여개의 체인을 걸어 둔 뒤 크레인과 연결한 상태에서 선체를 들어 올릴 계획이다. 인양 중 선체 변형 우려를 줄이기 위해 체인으로 무게중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TF는 3D 선체 탐사를 통해 침몰 당시 충격으로 발생한 균열 등을 파악했다. 체인 연결이 끝나면 선체를 크레인과 연결한 뒤 플로팅독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선체인양에는 올 초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된 1만t급 크레인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의 크레인만 사용할 경우 선체가 두 동강 날 우려가 있어 8000t급 크레인 2대도 함께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는 선체 무게가 6825t에 달한다. TF는 선체 안에 들어있는 컨테이너 등 각종 화물과 선내에 쌓인 돌, 진흙 등의 무게까치 합하면 최소 1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정도 규모의 선박을 인양한 경험이 없다. 천안함의 경우 선체 무게가 세월호의 25%인 1220t에 불과했지만 인양하는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천안함은 함수와 함미로 나뉘어졌던 걸 감안하면 세월호는 실제 무게가 10배에 달하는 셈이다. 맹골수도는 물살도 최대 6노트(약 11㎞/h) 정도로 빠르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선체 인양에 최소 1년간 12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진도해상의 변화무쌍한 날씨와 맹골수도 조류 여건에 따라 시간과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