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전령사’ 필립 포터 WCC 전 총무 별세

입력 2015-04-01 15:51
세계평화와 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필립 포터(사진·도미니카) 세계교회협의회(WCC) 전 총무가 31일 독일 퀴벡에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1년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섬나라 도미니카의 수도 로조에서 출생한 포터 전 총무는 학생 시절부터 기독청년 활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WCC 1·2차 총회에 청년 대표로 참가하면서 국제 에큐메니컬 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1972년 WCC 사상 최초로 제3세계(신생 독립국가) 출신의 총무로 선출된 그는 1984년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그는 한국의 에큐메니컬 인사들과도 가까웠다. ‘크리스챤아카데미’를 이끌던 고 강원용 목사와 친분이 두터웠으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박상증 목사가 WCC 전도·선교 부서 간사로 일할 때는 직속 상사였다. 1984년 10월 일본 시즈오카현의 YMCA수양관 ‘도잔소(東山莊)’에서 열린 ‘동북아 평화·정의에 관한 국제회의’(도잔소 회의)도 총지휘했다. 그와 함께 도잔소회의를 준비했던 나이난 코시 전 WCC 국제위원장도 최근 별세했다.

안재웅 전 YMCA 이사장은 1일 “포터 전 총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철폐 운동을 전개했을 뿐 아니라 신생 독립국가들의 선교·전도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