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사고 얌체족들 보세요”… 도망가면 발병난다

입력 2015-04-01 11:15
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주차장에서 다름 사람의 차를 살짝 받았다면 어떻게 할까? 보는 사람도 없고 CCTV에 찍힌 것 같지도 않다면?

요즘 인터넷엔 주차장 접촉사고 피해를 호소하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다. 사고 입증도 어렵고 뺑소니로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허점을 노려 그대로 달아나는 얌체 운전자들 때문이다.

남이 보지 않는다고 양심을 속이는 일이 빈번한 세상에 주차장 사고의 모범답안 같은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1일 자동차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대인배를 만났습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어들들 말씀처럼 평소에 잘하면 꼭 돌아온다고하더니…”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희집 주차공간이 좁고 차량이 많아 이중주차가 빈번해 사고가 은근히 많다”며 “저도 방심하고 주차장을 나오다 그만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얌체 운전자들처럼 보는 이도 없고 해서 그냥 갈 수도 있었지만 떳떳하게 자신이 접촉사고를 낸 사실을 피해 차주에게 알렸다. 사고 상황과 연락처를 적어 차량 손잡이에 꽂아 두었다.

그리고 얼마 뒤 피해 차주에게 전화가 왔다. 보험처리를 요구하는 전화라고 생각했는데 달랐다.

젊은이로 보이는 차주는 “괜찮아요. 그거 어차피 긁힌데도 많고 해서 중고차로 팔거라 신경 안써도 됩니다”라는 전혀 의외의 답을 했다.

그는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에 도색비라도 드리려 했지만 거절하시더라”고 피해 차주의 쿨한 처사를 전했다. “아직은 그래도 상식과 예의가 통하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네티즌들은 “사고를 시인하고 별일 아닌 듯 넘기고…두 분 참 보기 좋다” “진정 대인배” “두 분 복받을 것” “그래도 케익이라도 보내드리세요” 라며 훈훈해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