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124년 역사 전구사업 축소…LED 매각

입력 2015-03-31 23:28 수정 2015-04-01 11:22
네덜란드 전기·전자업체인 필립스(Philips)가 LED 부품 및 자동차 조명을 생산해 온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124년 역사의 전구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생활가전과 헬스케어 등 다른 사업 분야가 번창하고 있고, 전구사업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회사의 체질을 그만큼 시대에 맞춰 잘 변화시켜 왔고, 그런 작업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는 의미다.

필립스는 LED 및 자동차 전구 부문을 영위하는 회사에 대한 지분 80.1%를 28억 달러(약 3조800억원)에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투자펀드 고우 스케일 캐피탈(GO Scale Capital)에 매각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필립스는 남은 지분 19.9%를 계속 보유하지만, 경영권을 넘김으로써 전구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필립스는 1891년 전구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해 생산품목을 생활가전 등으로 확대해왔다. 앞서 필립스는 지난해 9월 매각을 위한 사전 단계로 LED 및 자동차 전구 부문을 분사했다.

이번 매각은 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집중하려는 필립스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또한, 전동칫솔기부터 TV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전기·전자제품들을 생산하는 필립스를 병원 스캐너 등 기업 및 개인 헬스케어 제품군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바꾸는 일련의 노력의 마지막 단계다.

BMW, 폴크스바겐 등에 판매하는 자동차 전구 부문은 2013년 14억 유로의 매출을 거둬 전구 사업부문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필립스 전구 사업부문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액(214억 유로)의 3분의 1을 조금 밑돌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