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아름다운 작별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열심히 한 선수였다”

입력 2015-03-31 21:12
사진=MBC 캡처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가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다. 차두리는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종료 직전 김창수와 교체돼 팬들의 박수갈채 아래 그라운드를 떠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는 아직 현역이기에 관중석에 있다가 잠시 은퇴식을 치르는 것보다는 경기를 뛰다 은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관중도 차두리 같은 레전드를 보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2001년 세네갈과의 평가전부터 A매치 76경기를 뛰었다. 그는 2005년 11월 16일 세네갈전까지 공격수로 38경기를 뛰었다. 2006년 10월 8일 가나전부터 측면 수비수로 전환했다. 4골 7도움이 그가 기록한 공격 포인트. 차두리는 아시안컵 한국 선수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차두리는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34세 189일의 나이로 이 경기를 뛰었다.

이날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하프타임에는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차두리의 특별 영상이 상영됐다. 그에게는 등번호 22번과 영문명 ‘CHA Duri’가 금색으로 새겨진 대표팀 유니폼과 경기 기록이 새겨진 금색 축구화가 헌정됐다.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과 꽃다발을 들고 나와 “감사하다.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다. 나는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열심히 한 선수였다. 그걸 팬들이 알아줘서 감사하다”며 “후배들과 대표팀에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항상 감사하다. 행복한 선수로 대표팀을 그만두게 되어 기쁘다”고 눈물의 소감을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