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으로 만난 여중생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김모(38)씨가 수면마취제를 이용해 금품을 빼앗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고, 이번에는 살인으로 이어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김씨가 수면마취제를 묻힌 거즈로 A양의 코와 입을 막아 기절시키는 과정에서 숨지게 했다고 3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6일 오전 6시쯤 모바일 채팅으로 만난 A양(14)과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 투숙했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A양이 저항해 움직이지 못하게 한 손으로 목을 눌렀다”고 했다. 그는 “A양이 기침을 했고, 그 사이 A양의 휴대전화와 성매매 대가로 건넨 현금을 들고 나왔다”며 “죽을지는 몰랐다. 기절만 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일 전에도 비슷한 수법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모텔에서 모바일 채팅으로 만난 문모(23·여)씨와 성매매를 하던 중 수면마취제로 문씨를 기절시키고 지갑에서 현금 30만원을 들고 달아났다. 문씨는 한동안 기절했다 깨어났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 혐의를 부인하던 김씨는 경찰이 CCTV와 유전자(DNA) 감식 결과 등 명백한 증거를 들이대자 범행 일체를 털어놨다. 문씨에 대한 범행 역시 자백했다. 앞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DNA의 감식을 의뢰해 A양의 손톱 밑에서 나온 DNA와 화장실에서 발견된 모발이 김씨의 것임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가출 여중생 살인사건 용의자 “기절시키려고만 했다”
입력 2015-03-31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