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국민들은 타협 신 카메라 좇는 정치인 메스꺼워해”

입력 2015-03-31 21:1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정치권을 향해 “국민들은 (타협을 위해) 동료의원들을 찾기보다는 카메라를 좇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메스꺼움을 느끼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메케인 상원의원 등 민주·공화 양당의 정계 거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에드워드 M. 케네디 연구소’ 개소식에서 “요즘은 초당파적인 정치가 희귀해진 시대”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에드워드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으로 47년간 상원의원을 지내다 2009년 타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 공화당 사람들이 모인 것은 테드(에드워드의 약칭) 케네디가 진정한 애정과 노력으로 당파적 구분을 메웠기 때문”이라며 “테드는 지지자들이 분노하더라도 정치적 타협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1년 취임연설에서 한 명언을 인용해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 맙시다. 그렇다고 협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맙시다”라고 호소해 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초당파 정치를 거론한 것은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한 공화당의 격렬한 반대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일 공화당 상원의원 47명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핵 합의를 체결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이 합의가 폐기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7900만 달러(877억원)가 투입된 이 연구소는 6만8000㎡ 면적으로 미 상원 회의장을 실물 크기로 옮겨놓아 일반 관람객들이 상원의원 역할과 의정 활동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