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이래 최대 무기획득사업인 한국형 전투기(KF-X)의 체계개발업체가 선정돼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갔지만 과제들이 적지 않다.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31일 KF-X가 국산전투기가 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을 확보해야 하고 주요부품들이 국산제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수출에도 제약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트너 국가인 인도네시아와의 협력도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
KF-X는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KF-16보다 성능이 향상된 4.5세대 전투기로 개발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이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고등훈련기 ‘T-50’ 사업의 재판이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T-50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체계개발업체로 선정돼 정부 예산 70%, KAI 17%,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13%를 부담하는 공동국제개발형태로 추진됐다. 한국 항공산업기술은 이사업 시작 당시 2.1~3.9점에 불과했으나 미국업체와의 기술협력으로 2004년말에는 대부분의 기술이 선진국 수준(5점)에 가까이 간 4.0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선진국 대비 30년 이상에 달했던 기술격차를 5년 내외로 줄인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KAI는 이를 통해 기술체계통합과 형상설계에서 거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비행제어와 항공전자 장비 등 전투기의 심장에 해당되는 핵심기술은 여전히 록히드 마틴이 독점하고 있다. T-50을 수출할 때면 매번 록히드 마틴의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고 수익 상당부분도 이 회사의 차지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록히드 마틴은 KF-X사업에도 국외기술협력업체(TAC)로 참여한다. 군이 8조여원을 투입해 40대를 도입할 예정인 스텔스 전투기 F-35의 제작사이기도 한 록히드 마틴은 KAI와 KF-X 기술이전 및 투자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KF-X가 국산전투기가 되기 위해서는 핵심분야인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와 주요 항전장비기술을 갖춰야 한다. 스텔스기술과 내부 무장창 설치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이런 기술은 록히드 마틴이 한국에 이전해줘야 한다. 하지만 원활하게 이전될 지는 미지수다.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을 통제하는 미국정부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아서다. T-50의 재판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한 무기 전문가는 “이번 기회에 전투기 독자생산을 위한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다른 기회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가능한 다양한 국내업체들이 참여해야한다. KAI가 주체이지만 항공기 동체생산경험이 있는 대한항공이나 엔진을 집중개발하고 삼성테크윈 등이 함께 참여해 첨단제품개발경험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각종 부품도 가능한 국산화해야 한다. 지난 30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도 “대형국책사업인만큼 체계개발단계에서부터 전산업 분야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도록 반드시 상당수의 부품이 국산화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KF-X가 성공하려면] 핵심기술 확보·주요부품 국산화 못하면 한계
입력 2015-03-31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