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떠나는 우리카드, 신영석 팔아 구단 운영자금으로 써 물의

입력 2015-03-31 15:46

배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기로 한 우리카드가 군에 입대한 신영석(29)을 현대캐피탈에 현금 트레이드해 구단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우리카드는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구단 운영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신영석의 트레이드 사실을 공개했다. 트레이드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구단 운영비로 사용한 수준인 만큼 10억원이 넘는 액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에 입대한 신영석의 트레이드에 규정상 문제는 없다. 신영석을 영입한 현대캐피탈은 “규정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사실상 팀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선수를 팔아 운영 자금으로 사용했고, 이를 숨긴 채 구단 매각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도의적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카드는 2013년 4월 당시 러시앤캐시와 경합끝에 KOVO가 관리하던 팀을 인수, 의욕적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각 방침이 흘러나오자 KOVO는 팀을 해체하지 않는 대신 인수 기업을 물색해왔다. 지난달 KOVO 이사회는 각 구단이 우리카드 선수를 대상으로 트레이드를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구단들이 트레이드 자제를 합의하기 전에 이미 신영석의 트레이드가 이뤄졌기 때문에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이날 이사회에서 각 구단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규정상 문제가 없는 만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우리카드도 간판선수인 신영석이 없다면 새 주인을 찾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2년전 러시앤캐시를 밀어내고 배구판에 뛰어든 우리카드가 단 2시즌 만에 물의를 빚어가며 배구계를 떠나는 데 대해 팬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