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의 ‘만수’ 유재학 감독 챔프전 전략은 ‘포지션 파괴’

입력 2015-03-31 14:50
울산 모비스 유재학(52) 감독은 수많은 지략과 전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만수(萬手)’로 불린다. 그는 프로농구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위해 이번엔 ‘포지션 파괴’라는 수를 들고 나왔다.

모비스 포워드 함지훈(31·198㎝)은 국내 리그의 대표적인 빅맨이다. 페인트 존에서 툭툭 치고 들어가다가 슬쩍 올려놓는 슛이 일품이고 여의치 않을 경우 바깥으로 공을 빼주는 능력도 출중하다. 유 감독은 이런 함지훈에게 원주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선 외곽 플레이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유 감독은 “요즘은 함지훈에게 가드를 보라고까지 이야기한다”면서 “함지훈이 외곽슛 능력도 갖췄고 시야가 좋아 패스도 잘한다. 슈팅 가드로 활약해도 될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함지훈은 지난 29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3점슛 2개를 터뜨리는 등 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함지훈은 “(유 감독이) 외곽에서 플레이를 할 때는 아예 가드라고 생각하라고 주문한다”면서 “나도 (가드인) 양동근(34)의 체력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공격 코트로 공을 갖고 넘어가는 일 등을 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함지훈 외에 가드 이대성(25·190㎝)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기용하고 있다. 유 감독은 “이대성은 가드지만 파워포워드 자리까지 수비 능력을 갖췄다”며 “수비에서 제 몫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은 1차전에서 30분25초를 뛰며 가드와 파워포워드 수비를 번갈아했다. 특히 파워포워드로서 맞상대인 윤호영(31)을 단 7점에 묶었다. 유 감독은 1차전에서 이 전술로 64대 54 완승을 거뒀다.

유 감독은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선 ‘문태종 힘빼기’라는 수를 사용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선 ‘포지션 파괴’로 동부마저 꺾을 기세다. 그는 “열흘을 넘기지 않고 챔피언결정전을 마무리 짓겠다. 4승1패를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