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일대에 산재해 있는 전쟁 유적들을 활용한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관광상품이 본격 개발된다.
서귀포시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모한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에서 선도지구로 선정되면서 사업비 80억원을 확보했다고 31일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18년까지 대정읍 상모리 일원에 분포된 전쟁 유적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전쟁유적지 관광상품은 다크투어리즘으로 표현된다. 다크투어리즘은 전쟁이나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을 일컫는 말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 주변은 제주에서 전쟁 유적들이 가장 많이 밀집된 곳으로 꼽히고 있다.
태평양전쟁(1941∼1945년) 당시 일본군은 본토 방어를 위해 상모리 지역에 군사시설을 집중적으로 설치했다. 군사시설은 알뜨르비행장에 설치된 비행기 격납고를 비롯해 ‘송악산 진지동굴’ 등 국가지정 등록문화재만도 8개에 이르고 있다.
‘섯알오름 학살터’를 비롯한 4·3유적지와 6·25전쟁 당시 설치된 ‘구 육군제1훈련소’ 및 ‘강병대교회’ ‘구 해병훈련시설지’ 등도 이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상모리 마을 전체가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이 일대에 전쟁유적지 등을 안내하고,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종합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주제가 있는 다양한 다크투어 코스 개발에 착수한다.
시 관계자는 “각계 전문가와 지역주민 등 15명으로 구성된 다크투어리즘 개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 사업추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 전쟁유적 활용한 관광상품 본격 개발
입력 2015-03-31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