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AIIB 참여 일단 보류… "6월 가입설은 사실 아냐"

입력 2015-03-31 14:45
일본 정부는 31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은 AIIB 창립 회원국 신청 마감일인 이날 기자들에게 “(일본은 AIIB 참여에 대해) 지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소 재무상은 이어 AIIB 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이 일본 참여의 전제가 된다고 지적하며 중국의 대응을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정례 회견에서 AIIB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와 관련해 “중국에 수차례 문제 제기를 했으나 명쾌한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이어 일본으로서는 특정 기한에 구애받지 않고 관계국과 계속 공조하면서 중국 측에 AIIB 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을 요구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가 장관은 또 기테라 마사토(木寺昌人) 중국주재 일본대사가 일본이 수개월 안에 AIIB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대해서는 “(기테라 대사 본인에게도 확인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이 AIIB 참여에 앞서 쟁점으로 삼고 있는 것은 융자 여부 판단 시 이사회의 권한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미국·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융자 여부 판단 시 가맹국 대표로 구성되는 이사회가 큰 권한을 갖고 있는 반면 AIIB는 이사회가 그러한 권한을 갖고 있는지가 불투명해 공평하고 투명한 운영체제가 담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투명성 논란 외에도 일본의 AIIB 참여 보류는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만큼 AIIB 창립 회원국 신청 마감일이 지난 후에 합류하더라도 AIIB 운영 논의에 관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