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시대로 돌아간 북한 농촌”전기 없어 가대기까지 등장

입력 2015-03-31 12:22

북한 당국이 봄철 농번기를 맞아 ‘밭갈이 전투’ 등 협동농장원들의 영농 활동을 적극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농장원들은 영농기계 고장과 당국의 지원 부족을 호소하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31일 보도했다.

강원도 소식통은 31일 “밭갈이에 동원될 농기계의 대부분이 작동이 되지 않는데다가 부림소(짐 운반 및 밭을 갈기 위한 소)까지 부족해 협동농장의 상황은 최악이다”면서 “농장원들은 현 상황을 놓고 점점 ‘구석기 시대로 돌아간다’며 탄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소식통은 “2급(농장원 1000여명) 협동농장은 뜨락또르(트랙터) 15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90%가 고장났거나 타이어가 없어 겨우 1~2대만 가동하고 있다”며 “농장부림소는 8정보당 1마리씩 배정되는데 병(구제역)들어 죽거나 별도로 사육당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고장난 트랙터는 부품을 교체해 가동시킬 수 있지만 타이어가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커다란 뒤 타이어는 개당 수백 달러나 해 농장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협동농장들에서 뜨락또르와 부림소대신 ‘가대기’로 밭을 가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고 전기가 없어 발로 탈곡을 하는 ‘족탈(곡)기’까지 등장했다”면서 “간부들은 이를 두고 오히려 ‘자력갱생정신’ 또는 새로운 ‘창안품’이라며 전국에 일반화할 것을 독려해 웃음꺼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