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의 공학도 세스 로버트슨(23)과 비엣 트란(28)이 만든 ‘음파 소화기’를 소개했다. 말 그대로 음파를 이용해 불을 끄는 장치다.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는 프라이팬 안 알코올에 붙은 불을 소리로 끄는 모습이 담겨있다. 로버트슨이 원통형 음파 소화기를 들이대자 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원리는 저주파다. 30~60헤르츠(Hz)의 저주파는 산소와 산화 물질을 분리한다. 음압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공기층을 뒤흔들고, 그때 생기는 공간이 재점화를 막기 때문이다.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전자 엔지니어들은 “너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수들조차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것을 꺼려했다. 두 사람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자비 600달러를 털어 음파 소화기를 완성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지 1년 만이었다.
음파로 불을 진압하는 방식은 미국의 국방 첨담돠학기술연구소에서도 연구를 진행했지만 소화기 형태로까지 발전시키지는 못했다. 로버트슨과 트란은 이 기술이 독성 화학 물질을 포함한 기존의 소화기를 대체하고 우주선 등에서 사용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로버트슨은 “아직 상용화된 제품은 없다”면서 “지금은 프라이팬에 붙은 작은 불을 끄는 정도지만 우리들의 발명품이 언젠가는 전문적으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