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디스패치 “결과적으로 실수” 이태임에게 사과했지만…

입력 2015-03-31 09:31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사과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출연자 갈등 논란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배우 이태임(29)이 가수 예원(26)에게 일방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는 취지로 보일 수 있는 보도 내용을 정정했다.

디스패치는 30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임과 예원의 의견이 엇갈렸다. 서로 입장이 다를 때 제3자의 눈이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주도에 내려가 해녀를 만났고 사건을 재구성했다. 결과적으로 실수였다. 목격자의 말을 맹신했다”고 사과했다.

디스패치는 지난 6일 ‘[D피셜] 제주도, 욕바람, 인증샷, 해녀가 목격한 그 날, 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촬영장에 있었던 해녀들의 목격담을 바탕으로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했다. 이태임이 예원에게 일방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는 취지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모바일 메신저 대화창 형태로 그린 그래픽도 첨부했다. 이 그래픽은 SNS를 타고 퍼졌다.

논란은 이태임과 예원이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촬영한 지난달 24일 제주도에서 시작됐다. 이태임은 가수 이재훈(41)과 커플로 출연해 해녀 과정을 밟고 있었다. 당시에는 예원이 게스트로 합류했다. 이태임이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태임은 지난 2일 방송에서 하차했다. 소속사는 사과문을 냈다. 예원의 소속사는 이를 수용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공개적인 만남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디스패치의 보도가 나왔다. 이태임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하지만 지난 27일 유튜브에 현장 상황을 포착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뒤집어졌다. 영상은 카메라를 끄지 않고 현장을 녹화한 비공개 방송 분량이다. 방송 관계자가 인터넷으로 유포하면서 퍼진 것으로 보인다. 화면에는 예원만 등장하지만 이태임의 육성도 녹음됐다. 이태임이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예원을 지적하면서 퍼부은 욕설과 예원의 석연치 않은 태도 및 마지막 순간의 욕설이 영상에 모두 담겼다.

이태임에게 일방적으로 뭇매를 때렸던 여론은 엇갈렸다. 예원의 태도를 지적하는 여론이 불거졌다. 여론의 역풍은 디스패치를 향했다. SNS에서는 디스패치의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가 빗발쳤다.

디스패치는 사과문에서 “취재가 성급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본의가 아니게 오해를 일으켰다”며 이태임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욕설이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네티즌들은 31일 디스패치의 페이스북으로 몰려가 비난을 퍼부었다. 지금까지 사과에 대한 수용보다 항의가 대부분이다.

◇이하 디스패치 사과문 전문

“항상 의심하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 취재는 과연 의심했는지 반성해봅니다.

이태임과 예원의 의견이 180도 갈렸습니다. ‘디스패치’가 내린 판단은 제3자였습니다. 서로 입장이 다를 때 제3자의 눈이 가장 정확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에 내려갔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해녀를 만났고, 사건을 재구성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수였습니다. 목격자의 말을 맹신한 것입니다. 그 증언을 참고로 크로스 체크를 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못했습니다. 분명한 건 제주도 해녀가 잘못한 게 아닙니다. 그녀는 자신이 듣고 느낀 것을 말했을 뿐입니다.

해녀는 예원을 ‘친절한 아가씨’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예원의 짧은 말을 친근함의 표현으로 받아 들였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해녀는 베트남 출신입니다. 아마도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캐치하지 못했을 겁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한국말이니까요.

모든 것은 저희의 책임입니다. 해녀의 증언에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습니다. 왜 제주도에서는 이 생각을 못했을까요. 저희의 불찰입니다.

‘디스패치’는 ‘뉴스는 팩트다’를 모토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했습니다. 팩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경우 진실을 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늘 현장을 찾는 이유는 팩트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장이 정답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장은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냥 기본일 뿐이었습니다.

늦었지만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체크에 지나침이 없는 이유를 배웠습니다. 지난 일을 돌아보겠습니다. 또 반성하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조심하겠습니다. 더 신중하겠습니다.

끝으로 이태임씨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물론 욕설이 정당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저희 취재가 성급했음을 인정합니다. 본의 아니게 오해를 일으켰습니다. 죄송합니다.

-디스패치 뉴스부 올림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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