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부채 지난해보다 3.5배 증가

입력 2015-03-31 08:32
지난 1분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액이 지난해 1분기의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외환, 기업은행 등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16조4539억원에서 이달 말 323조4876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7조745억원 늘었다.

통상 1분기는 겨울철 이사 비수기인데다, 연말 상여금과 소득공제 환급액 등으로 대출을 갚는 사람이 많아 주택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주택대출 증가액은 1조9846억원으로 2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배에 달할 정도로 비정상적인 급증세였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2000억원 늘어 시중은행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신한은행(1조9000억원), 외환은행(1조5000억원), 하나은행(1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은 전세 매물 품귀와 이로 인한 전셋값 상승을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대거 주택 매수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안심전환대출로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가 지속된다면 정책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대출은 일부라도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10∼30년의 장기 분할상환대출로 유도할 수 있겠지만,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가파르게 늘어 주택대출 총량이 너무 커지면 이 같은 대책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