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저 좀 죽여주세요.”
꽃 같이 예쁜 소녀가 이런 허망한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투병 생활을 끝낼 수 있도록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건데요. 그러나 이후 사람들의 진정한 위로 때문에 최근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하네요. 참 다행입니다.
주인공 소녀의 이름은 발렌티나 마우레이라. 올해로 14살 입니다. 그녀는 난치병인 포낭성 섬유증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포낭성 섬유증은 폐 손상과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난치성 희귀 질환입니다. 소녀의 오빠는 같은 병으로 6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녀는 힘든 투병 생활에 지쳤습니다. 그리곤 참다못해 안락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거죠. 칠레에서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아프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어.’
발렌티나는 지난 2월 칠레 대통령에게 나라에서 인정하지 않는 안락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소녀는 “이 병을 안고 사는 데 지쳤다. 영원히 잠들 수 있도록 (안락사)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담담히 호소했습니다.
칠레 대통령이 찾아와 문병을 하긴 했지만 진정한 위로는 다른 곳에서 찾아 왔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위로였습니다.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사람들이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갔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불치성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의 가족이 찾아온 것에 소녀는 크게 감동했습니다. 또 같은 불치병을 앓고도 열심히 살아가는 환자를 만난 뒤 소녀는 새로운 희망을 품었습니다.
소녀는 현지신문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고 그러면서 내 생각이 변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소녀의 결단이 참 은혜롭고 감사합니다. 주위 사람들의 진심 어리고 따뜻한 조언도 참 아름답고요.
큰 고통 속에서 죽지 않기로 마음 먹은 소녀가 다시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교회누나인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6] “이제 그만 죽고 싶어요” 14살 소녀 마음 돌린건 사람이었네요 (영상)
입력 2015-03-31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