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보라매사업자로 선정

입력 2015-03-30 16:47
한국형 전투기(KF-X)를 개발하는 사업인 ‘보라매사업’의 체계개발사업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기술로 첨단 전투기를 개발하는 보라매 사업이 2002년에 필요성이 제기된 지 13년만에 본격 개발궤도에 오르게 됐다.

방사청은 3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한국형전투기사업 체계개발사업 협상대상업체로 KAI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KAI와 함께 대한항공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탈락했다. KAI는 항공기 개발경험과 기술력 면에서 대한항공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공군의 노후전투기를 대체하고 국산 전투기를 우리 기술로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KF-X는 기동성은 현재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KF-16 전투기와 유사하지만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 등 첨단센서와 통합전자전시스템을 갖춰 정밀타격능력과 전투생존성이 대폭 증강된 4.5세대이상 중간급 전투기로 개발된다. 2032년까지 120대가 실전 배치될 계획이다.

KF-X사업은 체계개발에 8조6000억원과 양산비용을 포함해 약 18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건군이 이래 최대 무기개발사업이다. 국내업체가 주관하고 외국이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개발형태로 추진돼 정부예산이 60% 투자되고 KAI를 비롯한 국·내외업체에서 20%, 인도네시아가 20%를 투자하게 된다. 체계개발사업자로 선정된 KAI는 6월 방사청과 체계개발계약을 하고 2025년 11월 개발을 완료해 그해 12월 1호기를 납품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2번째로 자국 기술로 생산한 첨단 전투기를 보유한 국가가 된다. 연인원 30만명의 고급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고 있으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90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한국산 전투기로 평가받으려면 레이더와 항전체계 등 핵심기술을 확보해야한다. 차기 전투기 F-35의 사업자 미국 록히드 마틴사는 KF-X사업 기술이전 및 투자를 약속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를 들어 핵심기술이전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가 경제적인 사정으로 20%의 지분을 충실히 투자할 지도 불투명하다.

한편 방추위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대외군사판매(FMS)방식으로 미국에서 구매키로 했으며 기존 패트리엇 장비 성능개량 담당업체로 미 레이시온을 선정했다. PAC-3는 탄도미사일을 고도 40㎞이하에서 타격하는 하층방어체계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타격수단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