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의 희생자를 낸 독일 저가항공사 저먼윙스의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28)가 비행 당시 기장을 조종실 밖으로 나가도록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임신 중이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9일(현지시간) 저먼윙스의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분석한 결과 루비츠가 비행기를 추락시키기 위해 기장에게 화장실을 가라고 재차 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녹음된 내용에 따르면 루비츠는 사고기가 이륙한 지 20분가량 지난 후 기장이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화장실을 갈 시간이 없었다”고 불평하자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처음 권했다. 기장이 자리를 지키자 잠시 뒤 루비츠는 “이제 화장실에 가셔도 된다”고 다시 기장에게 말했고, 2분 후 또 다시 화장실에 가라고 재촉했다.
기장이 뒤셀도르프에 착륙할 계획을 이야기했을 때도 루비츠는 “그러길 바랍니다(Hopefully)” “두고 보시죠(We’ll see)” 등 ‘무사히 착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뉘앙스의 표현을 반복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독일 언론을 인용해 루비츠의 여자친구가 현재 임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뒤셀도르프 아파트에 루비츠와 함께 살고 있던 26세의 여자친구는 교사로 알려졌으며 최근 학생들에게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말했다. 여성은 지난 주 사고 현장으로 가던 중 루비츠가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소식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츠는 최근 두 대의 새 차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져 그가 언제 ‘자살비행’을 마음먹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한편 프랑스 법의학팀은 600개 가량의 시신 조각을 수습해 희생자 78명의 유전자를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독일 사고기 부조종사, 임신상태인 교사 여자친구 있어
입력 2015-03-30 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