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대역배우, 홍콩서 리콴유 독재자라고 비판

입력 2015-03-30 10:58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대역 배우가 홍콩에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조문 행사를 방해하다 쫓겨났다. 리 전 총리를 독재자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 추모 분위기 속에서 행동이 좀 과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 대역배우인 하워드(36)씨와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29일(현지시간) 리 전 총리 조문 행사가 진행된 완차이 센트럴플라자 앞에서 ‘싱가포르 일당 통치여 영원하라' 등 싱가포르를 풍자한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채 “리콴유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독재자”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중국계 호주인인 하워드씨는 “싱가포르인은 물질적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시민 자유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행사장에 있던 조문객들은 그에게 “미쳤느냐, 꺼리라”고 소리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경비원들이 그를 행사장 밖으로 데리고 나가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하워드씨는 홍콩에서 도심 점거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31일 시위 현장에 나타나 “중국 당국이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이 북한이나 이란의 선거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해 시선을 끌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