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택시 탈취 “군대간 남자친구, 자살한다길래…”

입력 2015-03-30 07:27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합니다. 사진=국민DB

20대 여성이 “자살한다”는 군인 남자친구를 살리기 위해 택시를 탈취했다.

강원 홍천경찰서는 20대 여성 A씨가 택시를 탈취해 육군 사단장과 한낮의 추격적을 벌였다고 30일 밝혔다.

강원도 홍천군 육군 모사단의 조모 사단장(윤군 소장)은 지난 24일 오후 1시쯤 홍천군청과 업무협의를 마치고 관용차로 부대를 돌아가던 중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택시 정류소에서 한 택시기사가 택시를 손으로 치며 “서! 서!”라고 외치고 있던 것. 하지만 택시는 홍천강쪽으로 내달렸다.

조 소장은 ‘택시 절도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운전병에게 택시를 추격하라고 지시했다. 택시는 홍천강변길을 따라 달리다 막다른 길에 들어선 후 얼마 가지 못하고 멈춰 섰다.

곧장 추격전을 보고 좇아온 5대의 경찰 순찰차 등이 택시와 사단장 관용차를 둘러쌌다. 경찰의 포위 속에 택시 운전석에서 20대 여성이 내렸다. 그는 “제 남자친구가 자살한대요. 빨리 부대로 가야해요”라고 울상을 지었다.

경기 화성에서 온 이 여성은 군복무 중인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가, 남자친구로부터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듣고 달려왔다. 남자친구의 정확한 부대이름과 위치를 모르자 면회 왔을 때의 기억을 살려 직접 운전해 찾아가려고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탈취했다.

사단장은 인근 지역의 다른 사단에서 그 병사를 찾아 여성과 만남을 주선했다. 경찰 측은 “택시 운전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지만, 이 사건은 반의사 불벌죄가 아니라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