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마장서 '승부 조작' 항의 소동,일본인 기수 징계 불가피

입력 2015-03-29 21:34
부산 경마장에서 선두권을 달리던 경주마가 꼴찌로 들어오자 고객들이 ‘승부 조작’을 주장하며 집단 항의하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9일 오후 3시30분쯤 부산 강서구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옛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열린 4경주에서 일본인 후지이 기수가 탄 경주마 ‘영웅볼트’가 200m가량을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던 중 갑자기 뒤처지더니 꼴찌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고객과 경마공원 관계자 등 목격자들은 “말 위에서 기수의 몸이 흔들리더니 말고삐를 잡아당기는 순간 속도가 급격하게 늦춰졌다”고 말했다.

8마리 말이 1600m를 달리는 경기로 강력한 우승후보인 ‘영웅볼트’가 꼴찌로 들어오자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30여명의 고객들은 발권대에서 항의하고 경기장을 출입하는 선수 통로를 막는 등 소동을 벌였다. 소동은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고, 결국 경찰 기동대 150명이 긴급 투입된 뒤에야 진정됐다. 이날 남아있던 5, 6경기는 모두 취소됐다.

경마공원 관계자는 “후지이 기수가 타고 있던 말의 안장이 흔들리면서 기수가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고삐를 당겼다”며 “기수가 부상을 피하려는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였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경기장면을 다시 모니터링 한 뒤 기수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해산했다. 이 때문에 환불 등 추가 조치는 없었다.

그러나 경마공원 측은 정밀 조사를 거쳐 후지이 기수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기로 했다. 기수가 경주마의 관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을 경우 1~10회 출장정지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기수가 1회 출장하지 못하면 최소 50만원 이상 수입에서 타격을 입는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