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강남 한복판 지반침하 사고 잇따라

입력 2015-03-29 21:11

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잇따라 지반이 침하돼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오후 2시20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도로가 갑자기 꺼지며 정차해 있던 22t 준설트럭이 옆으로 넘어져 인도를 덮쳤다. 다행히 지나던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침하된 지반은 가로 1m, 세로 3m, 깊이 1m 규모였다. 상습침수지역이어서 지난달 1일부터 침수방지공사를 진행하며 임시로 도로 포장을 해둔 곳이다. 넘어진 트럭 역시 이 공사를 위한 준설 차량이었다. 운전자 김모(48)씨는 “공사장 지하에서 파낸 흙을 싣고 이동 중이었다. 횡단보도 앞에 잠시 멈췄다가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오른쪽 뒷바퀴 부분 지반이 꺼지면서 차가 그대로 오른쪽으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서대문소방서 관계자는 “지하굴착식 공법으로 하수도공사가 이뤄져 약해진 지반이 차량 무게를 견디지 못해 침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하굴착식 공법은 수압으로 지하에 구멍을 내고 흙을 빼내면서 관을 넣는 방식이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도 “하수도 공사 과정에서 수도를 이설하고 다시 다져놓은 곳에서 침하가 발생한 듯하다. 꺼져 내린 부분은 열흘 전 이설작업을 마친 곳”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오전 6시44분쯤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사거리에서 지름 1m, 깊이 30㎝ 규모로 도로가 가라앉았다. 종합운동장 쪽으로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 A군(19)과 동승자가 찰과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관계당국은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 누수로 흙이 쓸려나가면서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