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안 '섬마을 염소 체포작전'

입력 2015-03-29 21:16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섬마을 염소 체포작전’에 나섰다. 대상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17개 섬에 살고 있는 염소 775마리다. 공단은 1차적으로 매물도(다도해·무인도)의 20마리를 다음달 말까지, 대매물도(한려해상·유인도)의 140마리를 연말까지 포획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염소는 시골에서 흔히 보는 가축이지만, 섬 지역 염소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100대 악성 외래종에 속한다. 원래 섬에 살지 않았는데 농가의 소득 증대를 위해 유입된 개체여서다. 무인도인 매물도의 염소도 인근 섬 주민들이 풀어놓고 기르는 것이다.

공단은 2007~2014년 해상국립공원 일대 섬에서 염소 2612마리를 포획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려해상국립공원 8개 섬에서 210마리, 다도해해상국립공원 9개 섬에서 565마리 등 모두 775마리를 방목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립공원 공원마을지구에서는 가구당 5마리 이하이면 신고 없이 가축을 기를 수 있다. 문제는 염소를 묶어 기르지 않고 무단 방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유롭게 뛰어다니도록 놔두는 통에 초본류와 후박나무 등 고유 식물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섬 지역 특성상 천적이 없어 개체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염소의 분뇨는 분변성 병원균을 전염시킬 수 있고, 함유된 메탄 및 암모니아 가스가 유발하는 2차적 생태 교란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3년 전부터 염소를 생태계 위해성 2급 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공단은 우선 염소 소유주의 자진신고를 받기로 했다. 이후 포획망을 설치하거나 그물과 로프를 이용해 한 곳으로 모은 다음 안전하게 포획하는 방법을 쓸 방침이다. 잡힌 염소는 방목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은 뒤 주인에게 인계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