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앞으로 필요한 조치를 잘 취해 나가자”고 밝혔다.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장(國葬)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 장례식 종료 이후 리셉션장에서 아베 총리와 조우한 뒤 이같이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최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감사드리며,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해주신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은 이 자리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등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렸던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합의사항의 원활한 이행에 대한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정상은 “일본군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언급한 아베 총리의 지난 2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장례식 직전 사전환담 행사에서는 서로 만나지 못했으나 리셉션장에서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을 찾아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도 같은 장소에서 만나 우리 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 등을 놓고 얘기를 나눴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AIIB 참여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AIIB 성공을 위해 잘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리 부주석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을 축하하며 앞으로 AIIB와 관련히 긴밀해 협력을 해나가자”고 했다.
리셉션을 주재한 토니 탄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직접 리 전 총리의 장례식에 주빈으로 참석해 준 것에 감사한다”며 “감동적이고 와주신 의미가 크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 등 각국 정상급 인사를 두루 만난 것과 관련해 “여러 국가원수들을 만나 풍성한 조문외교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싱가포르 국립대 문화센터에서 이뤄진 리 전 총리 장례식 참석일정을 모두 마치고 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대통령, 아베 총리 만나 "한중일3국장관회의 필요조치하자"
입력 2015-03-29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