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촬영 전, 비타민C 멜라토닌 섭취하면 방사선 피폭 줄여"

입력 2015-03-29 11:22

종합건강검진이나 질병 검진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계획이 있다면 촬영 전 비타민C나 멜라토닌 등 항산화제를 섭취할 필요가 있겠다. 이 같은 항산화제가 CT 촬영에 따른 방사선 피해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CT 검사 전에 비타민C나 멜라토닌을 섭취하면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유전자 손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한림대의대 이재용 교수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용역연구개발과제로 ‘CT 촬영에 대한 방사선 방어 약제로서의 항산화제 효용성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은 최근 3개월간 CT 촬영을 하지 않은 건강한 성인 129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CT 촬영 1시간 전 비타민C(1g)와 멜라토닌(5㎎), 물을 각각 경구 투여한 후에 촬영 30분 후 유전자 손상 정도를 보여주는 ‘유전자 손상 신호(γ-H2AX foci)’와 ‘유전자 손상(DNA strand break)’ 형성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물을 섭취한 그룹은 CT 촬영 후 ‘유전자 손상 신호’ 형성이 11배나 급격히 증가했으나 비타민C와 멜라토닌을 섭취한 그룹은 3.47배, 3.97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타민C와 멜라토닌 섭취가 CT 촬영에 따른 유전자 손상을 각각 69.1%, 64.6% 줄여준 것이다.

‘DNA 손상’ 형성도 위약 그룹에서는 CT 촬영 후 5.2배나 증가했으나 비타민C, 멜라토닌 섭취 그룹에서는 각각 0.99배, 1.16배 증가하는 데 그쳐 이들 약제가 거의 손상을 100% 보호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CT 검사 후 유전자 손상은 10∼40대 젊은 층에 비해 50대 이상 고령층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재용 교수는 “CT 촬영 후 상당한 수준의 유전자 손상이 나타나고, 사전 항산화제 섭취가 유전자 손상을 예상보다도 훨씬 효과적으로 줄여준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방사선 방어약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