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은 “지나가는 개가 부러울 정도로 힘들게 운동했다”고 했다. 그만큼 우리은행은 비시즌 기간 다른 팀보다 월등히 많은 하루 8시간 이상 훈련에 매달렸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이처럼 이를 악물고 훈련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꼴찌의 서글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 3연패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27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5판3선승제) 4차전에서 청주 국민은행을 64대 55로 꺾었다. 3승1패가 된 우리은행은 2012-2013, 2013-2014시즌에 이어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에서 신한은행이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우승한 이후, 우리은행은 두 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을 갖게 됐다.
전반을 28-25로 근소하게 앞선 채 전반을 마친 우리은행은 3쿼터부터 거세게 몰아쳤다. 3쿼터에서 국민은행의 득점을 9점으로 묶은 뒤 맹폭을 가했다. 특히 샤데 휴스턴은 3쿼터에만 14점을 퍼부었다. 우리은행은 3쿼터 종료 신호와 함께 던진 박언주의 3점슛으로 51-34, 17점차를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리은행은 2008-2009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꼴찌의 대명사로 불렸다. 하지만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신한은행의 6시즌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탠 위성우 코치와 전주원 코치를 새 코칭스태프로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위 감독은 팀 내에 만연해있던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우리은행은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시키는데 성공했다. 위 감독은 “훈련 없는 성적은 없다”면서 “나도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지만 선수들도 열심히 따라줬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반면 정규리그 3등이었던 국민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을 꺾은 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차전을 잡는 등 기세를 올렸지만 우리은행의 벽에 가로막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는 기자단 투표 64표 중 54표를 얻은 박혜진이 선정됐다. 그는 정규리그 MVP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휩쓸었다. 박혜진은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부터 사실상 시즌을 시작해서인지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 긴 시즌이었다”며 “그래도 힘들었던 시즌을 좋게 마무리해 세 번의 우승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우리은행 3연패…국민은행 64대 55로 꺾어
입력 2015-03-27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