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에게 경찰의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 수사를 비꼬는 편지 등이 배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발송자는 박 대통령 비판 전단을 배포한 혐의로 최근 압수수색을 받은 박모(41)씨다.
박씨는 27일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꽃으로 표현하라는 건의문과 함께 조화 한 세트를 강 청장에게 소포로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방금 전에 경찰청에 소포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그리고 그 직후 경찰청장 비서실에서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소포 내용물이 뭔지를 묻는 비서실 측의 질문에 “꽃”이라고 답한 뒤 박 대통령에게 흔들라고 했다고 전했다. 비서실 측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알았다”며 끊었다고 한다.
박씨는 함께 보낸 건의문에서 경찰이 박 대통령 비판 전단 유포자들에게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고 체포와 압수수색 등 강경 대응을 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씨는 이 건의문에서 자신을 ‘시국 전단지 제작자’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2일 박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배포한 혐의(명예훼손)로 박씨의 주거지와 인쇄소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박씨는 15일 전북 군산경찰서 앞에 개사료를 뿌리면서 “정권의 개 역할을 하며 꼬리 흔드는데 바쁜 이들을 위한 대접”이라며 “전단지 공안몰이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9일에는 부산 연제경찰서에 기저귀를 배송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나라를 기울게 하는 치명적인 色(색)’이라는 문구와 함께 박 대통령이 기모노를 입고 있는 전단을 뿌린 혐의로 윤모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집을 압수수색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경찰청장에 경찰의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 수사 조롱 소포 보내
입력 2015-03-27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