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4월29일 사상 첫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확정

입력 2015-03-27 21:54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확정됐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아베 총리에게 다음달 29일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해달라고 초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아베 총리의 연설에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하는 방안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또 “아베 총리는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첫 번째 일본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같은 역사적 이벤트를 주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가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54년 만이다. 아베 총리는 2차대전 종전 이후 109번째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정상이 될 것으로 비공식 추산됐다.

미국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과거 전쟁에 대한 입장을 일정하게 표명하고 전후 일본이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해온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상대로 저지른 전쟁범죄와 식민지 지배 등 과거사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지 주목된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자신을 “열렬한 아베 지지자”(a great admirer of Mr. Abe)라고 밝히면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일본에서 오랜만에 처음으로 강한 지도자와 안정된 정부가 나왔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군사협력이 우수한 데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케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미 정치권 일각에선 미국 주도의 TPP를 비롯해 경제·안보 측면에서 큼지막한 ‘선물’을 들고 오는 아베 총리를 띄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될 당시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다음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펠로시 원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예방 및 정의화 국회의장 면담을 추진하고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앞둔 시점의 양국 방문이어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