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때문에 울고 웃고…모비스·전자랜드 ‘활짝’ LG·동부 ‘엉엉’

입력 2015-03-27 16:57
프로농구 플레이오프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외국인 선수 때문에 울고 웃는 팀들이 생기고 있다. 전력의 절반인 외국인 선수의 활약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팀이 있는 반면 부상이나 돌출행동으로 물의를 빚어 팀을 곤경에 빠트리는 경우도 많다.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으로 활짝 웃고 있다. 모비스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할 정도로 강철 체력을 자랑했다. 경기 당 평균 리바운드 1위(9.98개), 득점 2위(20.11점)를 기록하는 등 모비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 기세는 계속 이어졌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한 마지막 승부였던 26일 5차전에서 19점, 12리바운드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창원 LG를 떨쳐 냈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 덕분에 플레이오프에서 기적의 레이스를 펼쳤다. 포웰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외국인 선수 주장으로 팀 내 신망이 대단하다.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는 클러치 능력도 출중하다. 서울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경기 종료 23초를 남겨놓고 72-75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포웰이 잇단 골밑슛을 성공시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동부는 트리플포스트의 한 축인 데이비드 사이먼이 어깨 부상을 당해 4강 플레이오프 내내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던 전자랜드에 고전했다. SK는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에이스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며 전자랜드에 내리 세 경기를 내줘 4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는 치욕을 겪었다.

LG 시즌 내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데이본 제퍼슨 때문에 시즌 내내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특히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후 ‘애국가 스트레칭’ 파문을 빚으며 퇴출돼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의 원인이 됐다. LG 관계자는 “정규리그 득점 1위인 제퍼슨의 공백이 팀의 악재가 됐다”면서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이 같은 악재를 딛고 4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가는 투혼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