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북한 핵무기 포기 거듭 강조...올해 정부 주도 마지막 추모식

입력 2015-03-26 16:22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서 46명의 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의 희생에 깊은 조의를 표한 뒤 “용사들이 남긴 고귀한 호국정신은 우리 국민들 마음 속에 깊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도발 시도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또 그동안 불거진 방위사업 비리를 ‘매국행위’로 규정하고, 이런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거듭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추모사를 통해 “국가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토대가 튼튼한 안보”라며 “천안함 피격으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힘들었던 시간과 아픔을 극복하며 희망의 새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선 도발과 핵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 뒤 “고립과 정체를 버리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올 때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105년 전 오늘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는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대업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을 옥중 유묵으로 남기셨다. 통일이 내일 당장 오지는 않더라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통일기반 구축 의지도 다시 한번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잇따라 불거진 방산비리에 대해선 엄정히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들의 영령 앞에 너무도 부끄럽고 통탄스러운 통영함 비리 같은 방위사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며 “다시는 이런 매국행위가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추모식 행사에 앞서 박 대통령은 검정색 재킷과 바지 차림으로 현충원 내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고 박경수 상사 고 김태석 원사 유가족 등을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정부 차원의 추모식은 박 대통령과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 승조원, 정부부처 장관, 군 주요인사, 여야 지도부, 일반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묵념, 천안함 영상물 상영, 헌화·분향, 추모사, 추모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다. 영상과 함께 고인들의 이름을 부르는 ‘롤콜(roll call)’ 순서에선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인천과 충남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도 추모행사가 열렸다. 27일 백령도에서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참배 및 해상위령제가, 30일 진해루공원에서는 한주호 준위 동상 참배 및 한주호 상 시상식이 해군본부 주관으로 각각 열린다.

이번 행사는 공식 추모행사를 5주기까지만 실시하도록 돼 있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기념하는 마지막 추모식이다. 내년부터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도발, 제2연평해전 추모행사가 통합돼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통합 추모행사 실시에 앞서 포괄적인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