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독립영화에 수여하는 제2회 ‘들꽃영화상’이 다음달 9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에서 열린다. 들꽃영화상은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독립영화를 주목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졌다. 들꽃영화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1편의 후보작을 공개했다.
20명의 독립영화 애호가와 영화 전문가가 참여해 지난해 개봉한 제작비 10억원 미만의 한국 저예산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후보작을 선정했다. 주인공 천우희가 지난해 청룡영화상을 받은 ‘한공주’(감독 이수진)를 비롯해 ‘도희야’(감독 정주리) ‘족구왕’(감독 우문기) ‘자유의 언덕’(감독 홍상수) ‘경주’(감독 장률) 등 화제작들이 후보에 올랐다.
대상을 비롯해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 감독상, 남녀주연상, 시나리오상, 신인감독상, 남녀신인상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시상이 이뤄진다. 이 가운데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 감독상 후보에 오른 14편 중 1편을 골라 대상을 수여한다. 배두나가 주인공을 맡은 ‘도희야’는 극영화 감독상과 남녀주연상, 시나리오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 최다 부문 후보를 기록했다.
시상식에 앞서 다음 달 6∼8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마이 플레이스’(감독 박문칠) ‘목숨’(이창재) ‘자유의 언덕’(감독 홍상수) ‘한공주’ ‘도희야’ ‘족구왕’ 등 6편의 특별 상영회가 열린다. 관객들의 참여를 위해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펀딩은 2만원, 5만원, 10만원 단위로 할 수 있다. 후원금은 영화상 비용으로 사용되며, 후원자에게는 상영회 입장권과 시상식 초대권 등이 제공된다.
미국 출신 영화평론가로 한국에서 15년 넘게 활동해온 달시 파켓 들꽃영화상 집행위원장은"현재 한국의 스타 시스템과 독립영화의 관계는 흥미롭다"고 말했다. 파켓 위원장은 "스타는 독립영화가 넓은 관객층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독립영화는 스타들에게 어려운 역할, 이미지를 바꿀 기회를 제공한다"며 "앞으로 이런 파트너십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많은 영화가 정형화하는 가운데 한국 독립영화는 뛰어난 창의성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한공주'·'족구왕'·'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의 흥행 덕분에 일반 대중이 독립영화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평론과 번역 외에도 한국 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해 온 파켓 위원장은 "평론가로서 한국 독립영화에 대해 글 쓰는 것이 매우 즐거운 시기"라면서도 "아직도 충분한 관심을 못 받는 뛰어난 영화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10억 미만 저예산 독립영화 다 모여라" ‘들꽃영화상’ 21편 경쟁 4월 9일 시상식
입력 2015-03-26 14:02 수정 2015-03-26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