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일본군 위안부 영화 ‘귀향’ 상세히 보도

입력 2015-03-26 10:52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Spirits’ Homecoming)’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NYT는 25일(현지시간) 예술면을 통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Burning Virgins)’과 가을 들판을 배경으로 한 영화 장면과 함께 이 영화의 제작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NYT는 ‘한국 영화에서 드러나는 전쟁의 상흔’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정래 감독(41)이 10여 년 전 이 그림에 충격을 받고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를 구상했을 때만 해도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우선 상업적 성공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고, 한국 사회에서 금기처럼 여겨졌던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다룬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따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왜 상처에 소금을 뿌리려 하는가”는 질책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집권 이후 일본 사회 우경화가 거세지면서 영화 제작이 오히려 탄력을 받았고 현재는 내년 8월 개봉을 목표로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예상 제작비 250만달러(27억5500만원) 가운데 지금까지 소액 후원으로 50만달러(5억1100만원)가 모금됐을 뿐이지만 조 감독은 “영화를 끝까지 다 만들 수 없더라도 일부는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영화는 긴장이 고조되는 한일 양국 간 정치적 상황와 맞물려 2011년부터 영화 제작비 마련에 물꼬가 트였다. 지난 수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제작비 후원도 최근에는 늘었다.

배우 캐스팅에서도 초창기에는 일본 배우들이 출연을 거절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거의 모든 배우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강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설정된 주인공 영희 역은 원로배우 손숙 씨가 맡기로 하는 등 동력도 실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