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정현, 마이애미오픈에서 생애 첫 투어대회 승리

입력 2015-03-26 09:21 수정 2015-03-26 09:22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9·세계랭킹 121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장식했다.

정현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ATP 투어 마이애미오픈(총상금 538만1235 달러)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마르셀 그라노예르스(50위·스페인)를 2대 1(6-0 4-6 6-4)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대회에서 승리한 것은 2008년 9월 ATP 투어 AIG 재팬 오픈 챔피언십 단식 1회전에서 승리한 이형택 이후 6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정현의 2회전 상대는 ATP 투어 단식에서 5차례 우승 경력이 있으며 2013년 8월 최고 5위까지 오른 토마시 베르디흐(9위·체코)다.

이 대회는 투어 대회 가운데 메이저대회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마스터스 1000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이번 대회에도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 앤디 머레이(4위·영국)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출전했다.

특급 대회인 만큼 세계 랭킹 87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 본선에 직행하고 87위 이하의 선수들은 예선을 거쳐야 본선에 나설 수 있다. 정현은 자신의 소속사이자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회사인 IMG의 노력으로 와일드카드를 받아 곧바로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1회전에서 만난 그라노예르스는 2012년 최고 순위 19위를 찍고 ATP 투어 4번의 단식 우승 기록을 보유한 강자였다.

정현은 1세트에서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6-0으로 이겨 파란을 예고했다. 2세트에서 그라노예르스의 공격에 밀려 4-6으로 내준 정현은 마지막 세트에서 힘을 냈다. 1-2로 뒤지던 정현은 그라노예르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 다시 분위기를 돌렸다. 4-4에서 그라노예르스의 발이 점차 더뎌지자 정현은 강력한 스트로크로 상대를 공략, 연달아 2게임을 따내 2시간13분에 걸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현은 빠른 시일내 세계랭킹 100위내로 진입, 자력으로 오는 6월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