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분쟁거리를 지혜롭게 대응한 고시생이 화제다.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필체를 통해 여성이라고 추측한 네티즌들은 ‘도서관 매너녀’라고 치켜세웠다.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네티즌들은 25일 도서관 책상 위 음료수 캔에 붙은 한 장의 노란 쪽지에 감동했다. 쪽지에는 정중하면서도 따뜻한 말씨와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쪽지와 음료를 건넨 자신을 ‘늦깎이 고시생’이라고 소개했다. 수험생이라고 적었다가 지운 흔적도 남아있다.
고시생은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비가 오고 분위기가 있는 저녁이지만 현실은 도서관이네요. 다름이 아니라 오늘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으셨는지 자꾸 한숨과 함께 분노의 지우개질과 박력 있는 책장 넘기기 등 눈과 귀가 자꾸 가네요. 실례인 줄 알지만 음료 한 잔 드시고 스트레스 날리세요. 조심스럽게나마 도서관 매너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작은 한숨소리와 책장을 넘기는 소리도 조용한 도서관에서는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오랜 학업에 지쳐 예민한 수험생이나 고시생이 많은 도서관에서는 크고 작은 마찰로 번지기도 한다. 인터넷에서는 도서관에서 작은 소음에 큰 싸움을 벌이거나 항의 쪽지를 받고 속상한 마음을 적은 경험담이 종종 올라온다.
그러나 음료수와 함께 쪽지를 건넨 고시생의 경우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지혜롭게 분쟁거리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담겨 많은 네티즌들의 박수를 받았다. 쪽지 내용에는 성별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없지만 네티즌들은 필체와 그림에서 여성이라고 확신했다.
네티즌들은 “나라면 지금 당장 도서관 매너녀를 찾아 고백한다” “따뜻한 말 때문만은 아니다. 이런 방법으로 해결할 줄 아는 여성이라면 현명할 것 같다” “글씨와 그림만 봐도 예쁠 것 같다. 도서관의 여신이다”라고 했다. 한 네티즌은 “여자라고 안 했다”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네티즌 마음 녹인 ‘도서관 매너녀’… “당장 찾아서 고백해”
입력 2015-03-25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