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불치성 ‘고질병’이 돼버린 택시 승차거부.
시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승차거부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한 택시기사의 글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글쓴이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승차거부를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닌 근본적 해결을 위한 것임을 주장했다.
글쓴이가 주장하는 야간 승차거부의 이유를 요약하면 이렇다.
하루 2교대로 근무하는 서울법인택시의 경우 야간 사납금이 14만원이 조금 넘는데 이걸 맞추려면 시간당 2만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왜냐하면 새벽 2~6시 사이엔 손님이 없기때문.
문제는 손님 목적지에 따라서 시간당 매출이 몇 배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남 출발 기준으로 ‘돈이 되는’ 분당, 강남, 종로, 마포 등 짧은 시간에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거나 거리는 짧지만 영업이 연결될 수 있는 지역을 선호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반면 역곡, 수유리. 도봉, 광명 등은 이와 반대되는 지역은 꺼린 다는 것.
비선호 지역에 잘못(?) 들어가면 2시간에 1만원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다.
만일 사납금을 못 맞추게 되면 그 부족분은 고스란히 자신의 월급에서 공제된다고 주장했다.
개인택시는 시간제한이 없기 때문에 한 두 시간 더 일하면 되지만 법인택시는 그것마저도 안된다는 이야기다.
글쓴이는 승차거부는 요금체계를 개편해 장거리나 단거리 어딜가든 비슷한 매출이 나오도록 조정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택시요금 체계는 기본+거리+시간 3가지 병산요금제인데 기본요금만 올리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기본요금은 그대로 두고 시간요금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
어디를 가든지 매출이 비슷하다면 승차거부를 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택시나 모범택시가 승차거부를 하는 것은 그분들 역시 비선호 지역에 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며, 만일 갈 경우 매출을 맞추기 위해 연장근무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이해는 가지만 공감하기는 어렵네요”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지요?” “제도적 보완은 절실해 보입니다” “승객이 피해는 보지 말아야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분당은 되고 광명은 안되는 이유”… 한 택시기사의 ‘승차거부’ 항변
입력 2015-03-26 01:30 수정 2015-03-26 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