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5일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북한 잠수정이 감쪽같이 몰래 들어와서 천안함 타격 후 북한으로 도주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천안함 침몰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천안함 사고가 북한에 의한 폭침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해 새누리당의 안보 공세를 사전 차단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겨냥한 ‘보수층 끌어안기’행보의 일환이다. 새정치연합은 연일 진보 진영의 취약 분야인 ‘안보’에서도 유능한 정당임을 홍보하고 있다.
문 대표는 강화도 해병대 제2사단 상장대대를 방문해 현황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당시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탐지해내지 못했다. 사전 탐지가 중요한데, 지금은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영록 수석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표는 또 “내일이 천안함 폭침 5주기인데, 북한의 잠수함 침투 등에 대한 장비와 사전 탐지능력 등 대비태세가 강화됐는가” 등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앞서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안함 폭침사건 자체는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 무능의 산물”이라며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안보를 바로 세우는 반성의 계기로 삼지 않고 종북몰이의 빌미로 삼아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는 궁리뿐”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천안함 사고에 대해 ‘침몰’과 ‘폭침’이라는 표현을 혼용했다. 문 대표가 대선 패배 후 낸 책 ‘1219 끝이 시작이다’에도 천안함 ‘침몰’로 돼 있다. 하지만 이날에는 ‘폭침’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썼다.
문 대표는 북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남북 평화와 신뢰를 깨뜨리는 어떤 군사적 위협 도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경고한다”며 “북이 하루빨리 평화와 질서를 존중하는 정상적 국제사회 일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 기간 우리 국방과 안보는 참담한 수준으로 무너졌다”면서 ‘사상 최악의 안보 무능’, ‘사상 최악의 기강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새누리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등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안보 공세에 시동을 걸자 이에 맞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24일 전국에 “천안함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이 당 차원에서 천안함 추모 현수막을 건 것은 처음이다.
특전사 출신인 문 대표는 야당이 안보에도 유능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지난 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방문 당시 “새누리당이 안보에 더 유능하고 노력하는 것처럼 인식돼 한편으로는 억울한 생각이 든다”며 “새정치연합이 오히려 안보에 능하고 애국적인 정당”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취임 이후 경제, 안보, 노인세대를 3개 축으로 해서 일정과 메시지를 짜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부분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문재인 천안함 폭침 강조… 천안함 현수막 등 계속되는 안보 행보
입력 2015-03-25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