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아픈 기억을 뛰어넘어 희망을 발견해야”… NCCK 부활절 테마는 '세월호'

입력 2015-03-25 15:48

“부활이 희망이라고 한다면 아픈 기억을 뛰어넘어 희망을 발견해야 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올해 부활절의 테마를 ‘세월호’로 잡으면서 기억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김 총무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지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사진)를 갖고 “부활이 우리 사회의 희망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무는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기독교인들이 부활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공공성에 대한 교회의 다가섬에 대해 생각하다가 한국사회 최대 이슈인 세월호를 부활절 주제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겼던 세족 목요일인 4월 2일에는 전남 진도의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침묵 도보 행진을 한 후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발을 씻기는 행사를 진행한다. 성금요일인 4월 3일 오전 9시30분에는 팽목항과 세월호 침몰지점 두 곳에서 동시에 예배가 진행된다. 세월호 침몰지점에서는 60~80여명이 4척의 배에서 선상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한편, 올해 부활절 예배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NCCK로 나눠 진행되는 데 대해 김 총무는 “그동안은 함께 모이는데 지나치게 의미를 뒀지만 꼭 물리적으로 함께 하는 것만이 연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교계 내에 있는 세월호에 대한 시각차가 한국교회가 부활절연합예배를 함께 드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음을 암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총무는 “한국 교회 내에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쪽과 그만 하자는 쪽이 있는데 그 차이는 굉장히 크다”며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차이를 간과한다면 기독교는 여전히 이웃의 부름에 응답하고 있지 못한 집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분적인 부활절 예배 교류는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황문찬 NCCK 교회일치와 협력위원회 위원장은 “부활 주일 오후에 서울 연세대에서 열리는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주최 예배에 NCCK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해 같이 드리기로 했으며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측도 NCCK가 당일 새벽 서울 루터교 중앙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