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엔 영원히 살아있을 겁니다˝… 헬기추락 순직한 경찰관 4인합동영결식

입력 2015-03-25 13:38
사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최승호·백동흠 경감, 박근수 경사, 장용훈 경장의 합동 영결식이 25일 오전 전남 목포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국민안전처장(葬)으로 엄수됐다. 사진은 영결식이 끝난 후 영정을 들고 이동하는 해경 의장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3일 한반도 최서남단 가거도에 사는 섬 어린이 응급구조를 위해 출동했다가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양경찰관들이 바다에 영혼을 묻고 잠들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최승호·백동흠 경감, 박근수 경사, 장용훈 경장의 합동 영결식이 25일 전남 목포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국민안전처장(葬)으로 엄수됐다.

유가족 오열 속에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을 비롯해 홍익태 해경본부장, 동료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영결식은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영원한 해양경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주말부부였던 가장을 잃은 최승호 경감 가족, 아직 어린 자녀가 나란히 영결식장을 지킨 백동흠 경감 가족, 미혼인 까닭에 어머니와 여동생만 남은 박근수 경장 가족, 몸이 불편해 목발에 의지한 채 아들의 장례식장을 찾은 장용훈 경장의 아버지와 가족들의 슬픔이 영결식장을 가득 채웠다.

특히 갓 돌이 지난 아들과 부인을 남긴 채 먼저 간 장용훈 경장은 지난 23일자로 사망 인정이 됐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또 바다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계속해왔던 해양경찰들은 영결식 내내 믿음직한 동료를 한꺼번에 잃은 상실감에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려다가 희생한 이들에게는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이 추서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조사에서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한순간 망설임도 없이 재난현장으로 달려갔던 열정과 사명감,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우리의 귀감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그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빛나고 보람 있는 삶이었기에 더 이상 미련은 접어두고 명목(名目)하시길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서해해경본부 항공단 김태일 경위는 “매 순간 닥치는 위험을 함께 이겨내고 밤낮 없는 출동에 비상대기하며 동고동락해온 동료의 비보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고인이 된 동료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통곡했다.

고인의 넋을 기리는 해양경찰 의장대의 조총 발사를 마지막으로 운구차를 따라 늘어선 동료 경찰관들이 마지막 거수경례로 해양경찰 영웅 4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 후 운구 행렬은 고인들이 생전 근무했던 목포항공대에서 항공단 동료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거친 후 화장 절차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신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