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걱정' 안젤리나 졸리, 유방 이어 난소, 나팔관까지 잘라내..."아이 가질 수 없어"

입력 2015-03-25 09:54 수정 2015-03-25 10:07

헐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40)가 최근 난소와 나팔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UN 등에서 인권운동가로도 활동 중인 그녀는 2013년 2월 유방암 예방을 위해 양쪽 유방을 절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그녀가 난소를 제거하게 된 이유도 최근 혈액검사 결과에서 초기 난소암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졸리는 24일 뉴욕타임스에 ‘안젤리나 졸리 피트: 수술 일기’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자신에게 유방·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BRCA1’ 변이 유전자가 있으며 난소암 발병 확률이 50%에 달해 난소와 나팔관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졸리는 “친인척에게 암이 발생한 시점보다 10년 전에 예방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의료진이 권고했다”며 “내 어머니는 49세 때 난소암을 진단받았고 나는 39세다”라고 말했다.

졸리의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트란드를 비롯해 졸리의 외조모와 이모들은 모두 난소암으로 사망했다.

졸리는 “유방절제술보다는 복잡하지 않은 수술이었지만 수술의 영향은 더 심각했다”며 “이 수술을 받은 여성은 폐경기를 겪게 된다”고 토로했다.

졸리는 앞으로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게 되지만 “더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것이고 신체적인 변화도 느껴진다”며 폐경기의 영향을 설명했다.

난소암은 난소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난소는 아랫배 깊숙이 양쪽에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 아몬드 모양의 기관이다. 난소는 난자를 내보내는 기능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능은 생리주기와 임신을 조절하고 유방의 발달 등 여성의 성징에 관여한다.

2013년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암 사망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은 여성암 중 2위를 차지해 유방암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다. 난소암은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고 난소암 환자 중 70%는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어 암의 전이률이나 사망률이 매우 높다.

난소암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가 종양이 커질수록 하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또 방광이 눌려 자주 소변을 보게 되며 말기에는 종양이 전이되어 복수가 차거나 흉곽에 물이 고여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이 있다. 이외에도 헛배가 부르고 아랫배가 더부룩하며 식욕이 없거나 체중이 줄어들고 변비가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교시 통증이나 생리가 불순한 여성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40∼50대에서 빈번하게 생기는 난소암은 아직 발생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젤리나 졸리처럼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거나 유방암, 자궁내막암, 직장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여성센터 장진석 과장(산부인과 전문의)은 “난소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30대 중반 이후 여성이라면 반드시 1년에 한번씩 여성암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