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취미는 어떻게 부패로 이어질까.
중국의 사정·감찰을 이끌고 있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지난 23일 양날의 칼과 같은 공직자의 취미 생활을 경계하는 글을 발표했다. 친위하이(秦玉海·62) 허난성 인민대표대회(인대) 상무위원회 전 부주임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친위하이는 허난성에서 부성장과 공안청장 등을 역임했고 주로 공안과 석유 분야 등에서 일하며 낙마한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충실한 부하로 분류된 인물이다. 지난해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지난 2월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한 친위하이는 중국 사진작가협회 이사이자 허난 사진작가협회 주석을 맡는 등 자타공인 사진작가였다.
친위하이는 1998년 허난성 자오쭤시 시장으로 근무할 당시 지역 윈타이산을 관광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이유로 매주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기율위는 “하지만 취미는 집착이 됐고 자신의 직무나 중앙정부의 정책에 집중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때 ‘업자’들이 끼어들었다. 한 이벤트업체는 580만 위안(약 10억원)을 들여 친위하이를 위해 중국 내·외의 사진 전시와 사진집 발간을 해줬다. 100만 위안(약 1억7700만원) 상당의 고급 카메라 24대를 선물하는가 하면 사진집 160만 위안어치를 구매해주기도 했다. 대신 이 회사는 베이징과 난징 등 대도시에 윈타이산 등 자오쭤시 등의 홍보 대행권을 얻어 7억6800만 위안(약 136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신화통신은 24일 “세계 일류의 사진가가 되겠다는 친위하이의 꿈은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했고 스스로는 당성과 공권력을 팔아버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사진를 사랑한 고위 공직자는 어떻게 부패관료가 됐나
입력 2015-03-24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