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 이번엔 두바이와 그리스다

입력 2015-03-24 17:29
사진= 1차 꽃보다할배 포스터

“‘꽃보다 할배(꽃할배)’를 제작하는 심정은 좀 특별합니다. 선생님들과 연례행사처럼 여행을 떠나죠. 시청자들도 ‘꽃할배’를 1년에 한 번 하는 특별 연속극을 보는 것처럼 편안하게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나영석 PD)

유럽(프랑스·독일·스위스), 대만, 스페인을 거쳐 이번엔 두바이와 그리스다. 지난 2013년 시작한 이순재(80), 신구(79), 박근형(75), 백일섭(71), 이른바 ‘H4’(할배의 H를 딴 애칭)의 배낭여행 프로젝트가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번 여행길에는 짐꾼 이서진(45) 외에 여배우 최지우(40)도 합류했다. ‘꽃할배-그리스 편’은 27일 오후 9시 45분에 케이블 채널 tvN에서 볼 수 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나 PD는 “말없는 가족의 여행길에 명랑한 딸 하나가 합류한 느낌”이라며 “딸을 통해 가족이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제작발표회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높은 관심에 따라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됐다.

여행지가 그리스로 정해진 것은 출연자들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나 PD는 “선생님들이 억지로 가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가장 선호했던 지역은 쿠바와 그리스였는데 거리와 계절상 그리스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철학을 전공한 이순재는 “그리스는 고대 철학의 뚜껑을 연 분들을 배출한 나라”라며 “철학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수천 년 전 유적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지만 현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침체된 모습도 봤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근형은 “나이 들어서 떠나는 여행은 큰 것을 내려놓고 아주 사소한 대화를 소곤소곤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이서진과 최지우의 미묘한 신경전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최지우의 등장으로 조용했던 식사시간이 화기애애하게 바뀌지만 이서진의 투덜거리는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최지우는 “선생님들이 불편해하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친해지고 무척 즐거웠다. 이서진은 참견하는 나 때문에 불편했을 수 있다”며 웃었다. 이서진은 “최지우가 요리를 도맡아 편했지만 좋은 숙소만을 고집해 의견 충돌이 있었다”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꽃할배’ ‘꽃누나’ 등은 물론 최근 종영한 ‘삼시세끼’까지 성공을 거두며 ‘예능 대세’ 자리를 굳히고 있는 나 PD는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말은 듣기 부끄럽다. 내가 하는 건 여행을 가거나 시골에서 밥 해 먹는 등 매번 똑같은 이야기”라며 “특별한 일이 아니어서 (시청자들이) 오히려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