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인기 애니 '로봇태권브이' 김청기 감독 화가로 변신 ‘엉뚱 산수화’ 3월26일 전시

입력 2015-03-24 15:54
1976년 애니메이션 '로봇 태권브이'를 선보였던 김청기(74) 감독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로봇 태권브이를 등장시킨 자칭 '엉뚱 산수화' '엉뚱 풍속화'를 선보이며 화가로 변신했다. 김 감독은 26일부터 4일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2015 키덜트 엑스포'에서 자신의 그림 실력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김 감독은 최근 2~3년간 그림만 그렸다고 한다. 서라벌예대에서 회화를 배웠는데, 요즘엔 그림 그리는 게 재미있고 작업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의 수묵 담채화 10여점은 발랄한 상상력을 담고 있다. 자연 속 조그만 초가지붕 서당 마루에는 선생님과 학동들이 보인다. 이때 마당에 서 있는 한 어린이가 건너편 산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로봇 태권브이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또 다른 그림에선 여러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저편에서 인사하듯 왼쪽 손을 들고 있는 로봇 태권브이를 바라보고 있다. 옛것을 재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산수화, 풍속화에 상징적으로 로봇 태권브이를 그려넣었다고 한다. 내년쯤 화랑에서 개인전을 하고 싶어서 70여점 정도 그렸는데, 이번에 대중 앞에 먼저 선을 보이게 됐다고.

애니메이션 로봇 태권브이는 내년에 제작 40주년을 맞는다. 새로운 영상작업 계획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은 2D 애니메이션만 했고 좋은 이야깃거리가 있어도 일일이 손작업을 했는데, 요즘에는 기술이 발달해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으니 완성도 높은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것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