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24일 비장한 각오로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들었다.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치르는 태극전사들은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이후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고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지 팬들에게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첫 훈련을 소화한 ‘슈틸리케호’는 25일 대전으로 이동한다. 이어 27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한국(FIFA 랭킹 56위)은 역대 전적에서 우즈베키스탄(72위)에 9승2무1패로 앞서 있다. 뉴질랜드(136위)와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다소 약한 두 팀을 상대로 다양한 전술을 시험하고, 선수들 기량도 점검할 예정이다. 호주아시안컵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강행군을 한 해외파 선수들은 많이 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과 김보경(26·위건)은 상대적으로 많은 출장 시간을 얻을 전망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도르트문트에서 벤치를 지키던 지동원은 지난해 말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최근 9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팀 내 입지를 다진 지동원은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동원은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하는데, 그동안 결과를 내지 못했다. 골을 언제 넣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슈틸리케의 남자’로 떠오른 공격수 이정협(24·상주 상무)과의 포지션 경쟁에 대해 “이정협과 경쟁한다기보다는 결국은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겨 감독님이 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보경도 카디프시티에서 위건으로 이적한 이후 꾸준히 경기에 나서 이번에 발탁됐다. 8개월 만에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외부에서 대표팀을 바라보며 개인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바뀌고 처음으로 소집돼 새로운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다. 높아진 (대표팀) 문턱에 맞는 자격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슈틸리케호’의 골잡이 손흥민(23·레버쿠젠)은 “아시안컵 직후 바로 분데스리가 경기를 소화해 솔직히 많이 피곤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차출을 반대하는) 구단을 내가 설득했다. (차)두리 형의 은퇴식이라는 중요한 행사가 있기 때문에 꼭 가겠다고 했고, 구단도 결국 한발 물러섰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35·FC서울)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하프타임 때 은퇴식을 하기 위해 특별히 발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활약한 차두리가 관중의 박수를 받으면서 은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편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23·호펜하임)는 21일(한국시간) 파더보른전에서 상대 선수와 강하게 충돌해 뇌진탕 증상을 보여 평가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코칭스태프는 대체 선수를 뽑지 않기로 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슈틸리케호 4기 소집... "아시안컵 이후 성숙한 기량 보여 주겠다"
입력 2015-03-24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