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상류 댐 건설을 놓고 전쟁까지 운운하며 수년간 갈등을 빚어온 이집트, 에티오피아, 수단 등이 ‘역사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AFP통신과 BBC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국 지도자들은 이날 수단 수도 하르툼에 모여 에티오피아의 ‘나흐다'(르네상스) 수력발전 댐 건설 및 나일강 수자원 공유에 대한 기본 합의에 서명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2011년 나일강 주요 지류인 청(靑)나일에 나흐다 댐을 짓기 시작했으며 이에 강 하류에 있는 이집트는 나일강 수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특히 댐 공사 중 에티오피아가 청나일의 물길을 일부 바꾸자 이집트 정치권에서 에티오피아 반체제 세력을 지원해 댐을 폭파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오며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번 합의에서 에티오피아는 댐에서 발전한 전기를 이집트 등 나일강 하류 국가들에 우선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댐은 2017년 완공시 전기 6000㎿(메가와트)를 생산할 수 있다. 또 나일강의 수량 감소에 따른 피해도 보상하는 내용 역시 합의에 담겼다.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는 “나흐다 댐 건설이 세 나라에, 특히 이집트에 어떠한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우리는 협력을 선택했으며 발전을 위해 서로를 신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도 이번 합의가 “역사적”이라고 표현했다.
이집트는 1929년과 1959년 각각 영국 및 수단과 맺은 조약으로 나일 강 강물 대부분에 대한 사용권을 얻었으며 상류의 개발 사업에 대한 거부권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등 상류 5개국은 2010년 개발 사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협정을 맺었으며 에티오피아는 2011년 나일 강에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에티오피아가 댐에 물을 채우는 3년에서 5년 동안 이집트로 흘러가는 나일 강 수량이 약 20% 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11개국을 관통하는 나일 강은 빅토리아 호수에서 발원하는 백(白)나일과 에티오피아 고원 지대에서 시작되는 청나일이 수단에서 합쳐져 이웃 이집트까지 흘러 내려간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집트·에티오피아·수단, 나일댐 분쟁 해소…2017년 완공
입력 2015-03-24 15:56